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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안톤 허 -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by raumkim 2023.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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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9

번역을 단순히 단어를 번역하는 일 정도로 보는 무지함(야만성이라고 썼다 지웠다)은 말할 것도 없고.

 

p. 17

대한민국에서는 출판 관례상 번역하고 싶은 작품에 대한 번역권을 출판사가 일부 혹은 전적으로 보유한다.

 

p. 18

번역하고 싶은 한국문학 작품이 있다면 작가에게 허락을 받았을지라도 한국 출판사에서도 허락을 받아야만 해외 출판사에 그 책의 저작권을 판매할 수 있다. 심지어 작가가 자기 작품의 영어 번역을 특정 번역가에게 맡기고 싶어도 출판사가 거절하면 그만이다.

 

p. 21

샘플 번역은 기본이고, 여러 단계의 설득 과정에서 수많은 도서 리뷰, 인터뷰, 이메일을 중간에서 쓰고 번역하고 설명하는데 이 모든 작업은 무상으로 하는 것이 관례다. 

 

p. 36

문학번역은 두 언어의 피상적 이해를 뛰어넘어 출발어의 문학 전통과 도착어의 문학 전통을 잘 파악한 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 성격이 급하거나 까칠하거나 타인을 보듬을 줄 모르는 사람이 문학번역과 연결되는 수많은 관계자들(작가, 국내 에이전트, 해외 에이전트, 국내 출판사 및 해외 출판사의 여러 부서, 다양한 해외 독자, 타 언어 번역가 등)과 일한다면 자신은 물론 관계자들에게도 너무 고된 일이 된다. 

 

p. 46

그래도 예전과는 뭔가 느낌이 다른 게 분명하고, 커리어에 있어 조금은 안정적 시점에 도달한 듯 하다. 물론 강사 일 등의 '문학번역 인접' 노동으로 번역 수입을 약간 충당해야 하는 현실은 여전하다. 번역을 가르치는 것 또한 문학 번역 수행에 매우 중요한 일부를 차지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p. 82

나는 2010년 처음으로 한국문학번역원에서 번역 지원금을 받았다. 그때의 액수를 인플레이션 계싼기에 돌려보고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2023년 마지막으로 받은 액수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고로 10여년이 지난 후 번역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이 오히려 반토막이 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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