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책서평4

줄리언 반스 - 연애의 기억 첫사랑은 늘 압도적인 일인칭으로 벌어진다. 어떻게 그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 압도적 현재형으로, 다른 인칭들, 다른 시제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p.137) 10대의 소년이 40대의 여성을 사랑하게 된다. 그것도 아주 열렬히. 10대의 폴은 어린시절의 아픔을 그대로 지닌 채,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수전을 구하고자 한다. 그렇게 그들은 런던에 작은 집을 구하고, 빌리지에서 그 둘만의 공간으로 도망친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다 괜찮은 듯했다. 폴과 수전은 여전히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고, 또 서로를 원하고 있었다. 10대의 폴, 그리고 20대의 폴은 그녀와의 사랑이 온전한 것으로 우주를 얻은 듯이 행복해했고, 만족했다. 수전 역시 그럴 것이라고 내심 생각했었다. 그러나 실상은 두 사람 .. 2020. 7. 3.
앤드루 포터 -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나는 그를 보았다. "내가 두려운 게 뭔지 알아요, 로버트?" 나는 그의 손을 만지며 말했다. "나는 내가 당신을 미워하지 않게 될까봐 두려워요." (p. 108) 10개의 단편으로 이뤄진 . 책과 동일한 제목을 가지고 있는 단편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노교수와 여학생의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그들 사이에 오간 스킨십이라고는 손을 잡거나(그것도 엄청 조심히), 단 한 번의 키스가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편은 두 주인공 사이의 절절한 감정을 잘 그려내 내 마음을 일렁이게 했다. 로버트와 헤더는 서로에게 '나'라는 물질에 빛을 비춰주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사물은 빛을 만나 세상에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헤더는 로버트라는 빛을만나 '나'라는 존재가 보고 듣고 느.. 2020. 4. 6.
제임스 웰든 존슨-한때 흑인이었던 남자의 자서전 ​ 1. 왜 자서전이어야 했는가? 자서전: 어떤 사람이 자신의 생애를 기술한 전기 ​ 자신이 백인임을 의심하지 않던 소설 속 화자는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흑인성과 백인성 사이에서 갈등한다. 소설은 자서전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형식의 패러디를 시행하는 듯 하다. 일반적으로 자서전은 사회 지도자와 같은 영웅시 되는 인물을 중심에 둔다. 그러한 자서전에서 그려지는 몇 가지 불미스러운 일들은, 그 인물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자양분이 된다. 그러나 이 책, 한때 흑인이었던 남자의 자서전에는 영웅시 될 인물이 부재하다. 아, 물론 주인공이 '흑인의 지도자'가 되고자 "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결정에는 두 가지의 이해관계가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다. 음악과 관련된 자신의 재능이 흑인들의 위상을 세워줄 수 .. 2020. 1. 10.
브로드컬리 5호- 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 하고 싶은 일 해서 행복하냐 묻는다면? 브로드컬리 5호에서는 퇴사 후 자신의 가게를 차려 꾸려나가는 사람, 꾸린지 조금 된 사람 그리고 가게를 다시 접으려는 사람들은 소신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조금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나보다 조금 못한 대우를 받으며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 혹은 나보다 훨씬 더 좋은 대우를 받는(대신 더 많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모두 다른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회사 생활에서 "이거다!"하는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오혜의 대표 유재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침에 눈을 뜨는데 오늘에 대한 아무런 기대가 없는 자신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대부분 회사를 그만두고 가게를 차렸는데, 많은 이들이 가게를 임대하고 나서부터 바로 월세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 2020. 1. 5.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