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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방콕] MONOCHROME 카페

by raumkim 2020.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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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나는 이번 여행에서 혹은 다음 여행에서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 그러니까 그 도시의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다. 방콕에서 치앙마이로 떠나기 전 날인 어제, 또 하나의 루틴을 만들었다. 치앙마이로 떠나는 날인 오늘, 나는 얼마남지 않은 시간의 일부를 이곳에서 보내기로 했다.

 

좋아하는 곳에서 그 곳에 관한 글을 쓰려니 기분이 남다르다. 

 

 

MONOCHROME 은 한국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실롬쿠킹스쿨 바로 옆에 위치한다. 근데 내가 방문하는 동안 한국 사람은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은 Chong Nonsi역이다. 나는 에어비앤비에서 운동삼아 걸어서 갔다.

 

매장이 많이 넓지는 않지만, 가운데 커피바를 주변으로 테이블을 6개 정도 구비해뒀다. 물론 테이블 사이의 간격은 커피 한 잔하며 휴식을 취하기에 적합하다.

숙소 근처에서 멀지 않은 곳에 괜찮은 커피가 없는지 구글 맵에서 찾던 와중에 이 곳을 발견했고,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방콕에서 바리스타를 하시는 분이 이곳 바리스타 아저씨의 커피가 아주 괜찮다고 평을 하길래 확신에 차서 방문했다. 이왕 커피 맛이 좋다고 하니, 드립 커피를 먹어보기로 했고 치앙라이 원두를 선택했는데 "지금 현재 있는 원두가 두 종류 뿐이야, 미안" 이란다. 약간은 당황한 채로 있었는데 바리스타 아저씨와 직원분이 직접 원두 백을 들고 와 향을 맡게 한 후 선택하게 한다. 120바트 짜리와 160바트 자리 두 개가 있었는데, 160바트 짜리 향이 훨씬 풍부했다. 감출 수 없는 표정과 '으음~'이라는 소리로 나는 내 의향을 전했다.

 

다양한 종류의 슬라이스 케익들과 콜드브루 커피도 판매 중이다. 저 '스위스 마운틴' 케익 너무 먹어보고 싶은데, 실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고민 중인데 오기 직전에 귀신에 홀린 듯 사먹은 50바트 팟시유때문에 배가 너무 부르다. 다음에 오면 사먹어야지.

 

 

크게 특별한 것 없이 느껴지는 카페 인테리어는 3개의 벽에 걸려 있는 액자들 때문에 크게 다르게 보인다. 내가 알기로 이곳 바리스타 아저씨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시고, 카페에 정기적으로 다양한 사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카페 곳곳에 놓인 오래된 카메라들은 이러한 이유때문에 카페와 참 잘 어우러진다.

포르투갈의 아줄레주가 떠오르는 바닥 타일과 판매 중인 전시 작가의 사진 엽서들. 나중에 독립하면 집에다 가져다 두고 싶은 의자. 물론 난 의자가 아니라 책을 올려둘 테이블로 사진 속 처럼 사용할 예정. (언제쯤 독립하지?)

하얀색 세익스피억 앤 컴퍼니 가방은 한국에서 내가 들고온 것들 중 가장 애정하는 것.

내 기준에서 손 꼽는 행복한 시간들 중 하나인 커피 기다리는 시간.

 

처음 방문한 날 먹은 드립커피가 정말 '만세'소리가 절로 나올 만치 맛있었다. 적당히 푸르티 하면서도 한모금 한 뒤에 꽤나 오래 기분 좋은 향이 남아서 너무 좋았다. 160바트가 물론 방콕 물가에 비하면 많이 비싼게 맞다. 한화로 하면 6400원돈 정도 되니 말이다. 근데 내가 먹어본 드립커피 중에 정말 세 손가락에 꼽힌다.

글을 객관적으로 쓰고 싶어서 65바트 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오늘 시켜 먹어봤다. 어제의 드립커피 보다는 훨씬 라이트하지만, 여전히 한모금 한 후 입안 가득 퍼지는 향이 너무 좋다. 65바트면 방콕의 일반카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건 그냥 여담인데, 방콕 여행 글을 읽다보면 방콕 물가가 너무 '어처구니' 없게 높다는 글을 많이 본다. 몇 년전에는 안이랬는데 어쩌고 하면서. 근데 우리나라 물가가 몇년새 오른걸 생각해보면 며칠 지내보니 그에 합당하게 방콕의 물가도 올랐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재미를 누릴 수 있어서 방콕에 온걸테니 실망할 수도 있으나, '태국 물가가 이렇게 높을 필요가 있나?' 싶은 맥락의 비아냥 거리는 글은 좀 읽기 거북한 거 같다. 물론 철저히 내 느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에서는 살짝 거리가 있어 애매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기는 하지만, 맛있는 커피 한잔이 하고 싶다면 들러볼 가치가 백만쯤 있는 곳이다. 룸피니공원에서도 얼마 멀지 않고, 이스틴그랜드사톤호텔 에서도 걸어서 10분 정도 된다. 인스타용 사진보다 제대로 된 커피 한 잔이 먹고 싶다면 정말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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