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여행은 2018년 10월에 이뤄진 것이므로 현재의 상황과 다를 수 있음을 참고 바랍니다. *
- 포르투 여행 약 5개월 전
남자친구의 생일이다. 물론 그는 스페인 발렌시아에, 나는 서울 충무로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함께 지낼 수는 없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었고, 오랜 고민 끝에 나는 그에게 '짧은 여행'을 선물하기로 했다. 물건 선물은 줄 만큼 준 것 같고, 진짜인지 빈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선물을 주고 받는 것 보다는 '시간을 공유'하는 것을 그는 더 선호했다.
(근데 아무래도 뻥 같다. 진짜면 이렇게까지 장거리 연애를 할 상황만 골라 만들어 올 수 없다.)
그렇게 나는 사진만 보아도 로맨틱 함이 묻어나오는 포르투갈의 도시, 포르투 행 이티켓을 그에게 보내줬다.
- 포르투 여행 한-두달 전
나는 포르투 여행을 위한 숙소를 고를 때, 여느 여행 때보다 더 고민했다. 선물의 시작은 남자친구의 생일이었지만, 선물의 종착역에는 우리의 2주년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로맨틱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선택한 도시이니 호텔 혹은 도우루 강이 바로 보이는 에어비앤비로 해야하나 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포르투 에어비앤비는 집 전체를 기준으로 1박에 약 5~6만원 선으로 책정되어 있었고, 도우루 강 옆의 에어비앤비들은 만 원 정도 더 내야 했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나에게 남자친구는 '그냥 시내에 하고, 아낀 돈으로 맛있는 거 사먹자!'라고 제안한다. 나는 또 팔랑귀라 '그래?' 하고 주거지 쪽에 있는 집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인 미겔 Miguel의 집을 예약한다. 위치는 볼량시장에서 한 5분~ 10분정도 걸으면 나오는 곳이다.
- 포르투 여행 시작일
미겔의 집에서 유명한 관광지들은 걸어서 약 20~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었다. 포르투가 크지 않은 도시임을 감안하자면 나쁘지 않은 위치라고 볼 수 있다.
이 집의 거실에는 소파침대가 두 개 있고, 한 켠에는 포르투 여행책자와 블랭킷들이 넣어진 책장이 있다. 집에 있는 조명들이 밝은 편이 아닌데, 정말 군데 군데 조명들이 잘 놓여져 있어서 생활하는 데 지장은 없었다. 티비도 없고, 약간 희미꾸리한 조명밑에 있으니 오손도손 남자친구 괴롭힐 맛이 나서 좋았다.
- 포르투 에어비앤비 링크
그의 집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하루 종일 커다란 소음하나 없이 평화로운 공간이었다. 화장실, 부엌, 거실, 발코니 그리고 침실로 이뤄져 있다. 침대 헤드 옆에 커다란 창이 있고 퀸 사이즈보다는 조금 더 큰 크기의 침대가 있다. 침구를 포함한 침실의 청소 상태는 놀라울 정도로 완벽했다.
사진 속에는 없지만 침대의 맞은 편에는 옷가지를 정리해 둘 수 있는 헹거가 있었다. 옷장은 없지만, 헹거와 그 옆에 걸려진 부직포 옷 정리함 크기로만 보자면 일주일 여행 짐도 거뜬히 정리할 수 있을 정도다.
내가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고 친구들은 '영 이상하다'라는 표현을 쓴다. '가서 그냥 사먹으면 되지!'라고 말하며, 남의 집 주방을 엿보지 말고 맛집을 찾으라며 말이다.
나는 숙소를 고를 때 침실보다는 점점 주방의 상태를 체크한다. 아침을 꼭 먹어야 하는 나는 기본적인 조리도구가 갖춰진 주방이 아니면 침실이나 집 전체가 아무리 좋아도 패스하려고 한다. 조식이 포함된 호텔을 가면 되지 않냐고도 많이 묻는데, 호텔은 국내 혹은 이틀 이하의 일정인 여행이 아닌 이상은 좀 버겁다. 가격적인 면도 있지만, 여행의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경우도 있는 나에게는 '넉넉한 움직임'이 보장되는 공간이 호텔보다는 나은 것 같다.
무튼, 미겔의 주방은 완벽했다. 식기의 세척 상태도 좋았고, 조리기구와 시즈닝들이 다양하게 구비되어져 있었다. 무엇보다 이 집을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줬던 것은 저 모카포트이다. 나는 눈을 뜨자마자 커피를 찾는 사람인데, 주방도 커피 내리는 기구도 없으면 굳이굳이 커피를 사러 집 밖을 나가야만 한다. 스페인에서 먹던 원두가루를 조금 덜어서 챙겨갔고 나는 아침마다 행복했다.
이 집은 발코니가 있다. 햇볕이 드는 시간에 나가면 따스했고, 멍때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다만 아침, 저녁으로는 너무 춥고 우리는 햇볕이 드는 시각에 도시를 거닐고 있었기 때문에 이 곳에서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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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미겔에 대해 얘기하자면 그는 여행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마감할 때까지 나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해줬다. 그리고 포르투에서 가볼 만한 곳을 정리해 놓은 링크는 여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숙소는 2인 이상의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 혹은 연인과 함께하는 여행에 적합한 숙소라고 말하고 싶다. 커다란 슈퍼와 에그타르트로 유명한 베이커리들 그리고 볼량시장은 10분 이내에 걸어서 닿을 수 있다. 무엇보다 주거지라서 관광지 곁에 머물며 겪어야 하는 관광객 소음, 차 소리는 걱정할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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