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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사이토 고헤이 l 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 1

by raumkim 2024.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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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고헤이는 마르크스 전공자로 다양한 사회주의 관련 글을 써내려간 학자다. 책스타그램을 통해 "쉽고 재밌는 자본론 해설서"라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어렵게 내가 있는 곳에 공수해서 받게 되었고, 단숨에 읽었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은 우리 삶에 가까이에 자본론이 있음을 말해주는 책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사이토 고헤이 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모음 첫번째 편을 쓰도록 하겠다.  

 

 

 

13p-14p

자본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자본주의를 극복하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여전히 일본에는 거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런 일본 사회의 상황을 생각하는 실마리로 유명한 농담을 하나 인용해 보겠습니다.

 

"한 남자가 동독에서 시베리아로 보내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편지를 검열관이 읽는 것을 알고 이습니다. 그래서 그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암호를 정해 두자. 만약 내 편지가 파란 잉크로 쓰였다면, 편지의 내용은 진실이다. 하지만 만약 빨간 잉크로 쓰였다면 그것은 가짜다." 한 달 후 그의 친구가 편지를 받았을 때, 모든 것이 파란색 잉크로 쓰여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매우 훌륭하다. 맛있는 음식도 많다. 영화관에서는 서양의 재미있는 영화를 상영한다. 집은 넓고 고급스럽다. 여기서 살 수 없는 것은 빨간 잉크 뿐이다.""

 

: 일본 사회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쉽지 않은, 폐쇄적인 사회라는 것을 보여주는 구절이 아닐까?

 

28p - 29p: 마르크스가 말하는 상품화, 사물화

한 사람 한 사람이 풍요롭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 풍부한 상태, 그것이 바로 사회의 '부'입니다. [...] 마르크스는 이러한 사회의 '부'가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상품'으로 변질된다고 말합니다. [...]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가 '물'일 것입닏. 필자가 어렸을 때 식수는 '상품'이 아니라 수도에서 공짜로 마실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페트평에 담긴 물이 '생수'라는 '상품'으로 정착된 지는 지난 30년 전부터입니다.

그러다 보니 수돗물의 본질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는데,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원래 아무렇지 않게 마시던 물을 돈을주고 마시게 되었습니다. [...] 이렇게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 자본주의가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물건들을 '상품'으로 만들어버리는 바람에, 인간을 생활을 위해서 어떤 방식의 노동이던지 감내하고 지속해야 하는 것을 강요받게 되었다. 

 

35p: 노동의 함정

'상품' 생산의 담당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상품'의 구매자가 되어 자본가에게 시장을 제공했습니다. 

 

> 이러한 이유로 노동자는 자신이 하는 노동을 더 큰 이윤을 창출하지만, 더 적은 급여를 받는 것에 대해 저항하지 못한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착취의 존재가 드러났는데도 왜 노동자들은 묵묵히 일을 계속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잠정적으로 간단히 답한다면, 노동자에게는 자신의 노동력을 계속 파는 것 말고는 생존에 필요한 화폐를 얻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70p)

 

49p: 민영화의 의미

원어인 프라이비티제이션(privitization)은 직여갛면 '사유화'입니다. 프라이빗(private)의 어원은 '빼앗기다' '분리되더'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공유하고 관리하던 '코먼'을 빼앗긴 상태라는 뜻이죠. 민영화의 실체는 특정 기업의 권리 독점이며, '상품'의 영역을 넓히는 현대판 '울타리 치기'입니다. 

 

63p: 사용가치와 가치

돈벌이의 주축은 상품의 '사용가치'가 아니라 '가치입니다. 게다가 G(겔트, 돈) - W(상품)- G운동으로 자본이 커지면서 가치는 그 힘을 더해 가고, 마침내 독립적인 '주체'가 되어 점점 더 인간을 휘두르게 됩니다. 

 

> 사용가치와 가치의 가장 큰 예가 일작물 농업이지 않을까? 잘 팔리는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실제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농작물은 적게 만들어질 수 있다. 

 

87p: 노동자가 '부'를 되찾으려면

마르크스가 노동일 단축을 강조한 이유는 그것이 '부'를 되찾는 일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일사의 풍요로운 삶이라는 '부'를 지키려면 자신의 노동력을 '상품'으로 만들지 않거나, 자신이 지닌 노동력 중 '상품'으로 판매하는 영역을 제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것이 임금 인상이 아니라 '노동일의 제한'이라는 것입니다. 

 

> 다시 말해, 마르크스는 노동자가 자신의 시간을 노동에 할애하는 것을 제한할 것을 강조한다. 노동자의 시간을 상품으로 만드는 것을 줄이거나 멈추자는 것이다. 고헤이는 노동시간 단축이 노동자 한 명의 노력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교섭을 벌이기 위해서는 동료들과 함꼐 모여서 토론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노동시간 단축은 불가결합니다."

 

>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 찬성하는 쪽도 있지만 반대하는 쪽도 있다. "일하지 않은 자 밥 먹을 자격 없다."라는 슬로건을 가진 이들이다. 노동이 윤리다라는 공식이 지배적인 일본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노동을 하지 않는 자는 여전히 부도덕한 존재로 제재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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