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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어쩌다 또 산에 올랐고, 어쩌다 또 먹고 먹고 먹고

by raumkim 2020.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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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을 보내며 조금 버거울 땐 역시나 예쁜 것들을 열어봐야 해요. 지난 주 일요일 수집한 나의 아름다운 것들 짜잔. 

 인왕산에 다시 다녀왔어요. 꾸역꾸역 정상을 찍고, 정상이라 쓰여져 있는 돌 앞에서 사진도 찍었는데 꼴이 말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그건 생략.

 

 무튼 내려오는 길에 본 예쁜 것들. 아마도 마지막일 벚꽃들. 너도 나도 내년엔 좀 더 예뻐져서 만나자. 나만 예뻐지면 될 것 같기도 하다. 

 

  찾아보니 인왕산이 남산보다 살짝 높더라고요. 끄음짝 놀랐어요. 어쩐지 힘들더라. 

 

 

 

 

 요즘 다이어트 한다고 저녁을 안먹는 중인 저의 일요일 운동 메이트는 여전히 통통한 배와 뭉툭해진 턱선을 가지고 있어요. 약간 심하게 목표 지향적이라 이날도 '할 수 있어! 정상에 갈 수 있어!'하며 어찌나 종종 거리던지요. 그래도 덕분에 좀 더 높은 곳에서 좀 더 아름다운 서울의 늦은 봄을 만끽할 수 있었어요. 어쨌든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우리.

 

 

 

 

 

 

 

 운동은 먹기 위해서 하는 거예요. 적어도 저에게는요. 어렵게 한 자리를 구해 앉은 스태픽스. 건물 자체가 지대가 높은 곳에 있고, 앞마당이 넓어서 그런지 요즘같은 날씨에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초코 브라우니(6.5)는 맛은 있었지만 저의 취향에 딱 맞는 맛은 아니었어요. 브라우니는 원래 찐득찐득한 맛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여기껀 또 너무 촉촉하더라고요. 커피는 약간의 산미가 있었어요. 

 

 와인을 글라스로 팔기도 하더라고요. 다음에 가면 화이트 와인을 한 잔 해볼까해요. 조금 더 더워지면 시원하게 좋을 것 같아요. 

 

 

 

 모든 것들이 무난하게 흐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문득 떠오르는 두 가지의 감정. 딱히 가슴 무너지게 걱정해야 할 것이 없는 때이니 감사하다 혹은 다행이다. 그러나 여전히 느껴지는 '이렇게 사는 게 전부인가?' 라는 허무함 혹은 갈증. 

 

 그런 감정이 티키타카하며 싸워 나가는 요즘. 

 

 

 

 

 

 분명히 샤브샤브 먹고 싶다는 말은 따로 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봐이봐 내 말 잘 안듣는 거 봐' 하며 한참을 노닥거리고 샤브샤브를 먹으러 갑니다. 실은 반신반의 했어요. 요즘 그냥 백반도 10,000원에 육박하는데. 샤브샤브가 그것도 칼국수에 죽까지 포함된 게 만 원이라니. 

 

 혹시나 해서 방문 전에 전화해서 '장사 하시나요?' 물어보고 저벅저벅 '이제 배가 고파!!!!!!!!!'하며 걸어서 도착한 장수회관. 덕수궁 돌담길 근처에 있는데. 오후 7시가 넘은 시간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영 깨름칙한데'하고 들어가서 주문을 했는데 나오는 음식들 마다 뭐든지 한가득 나오는거예요. 질보다 양이 중요한 저에게 좀 일단 합격!

 

 샤브샤브 육수도 깨끗한 맛이었고, 샤브샤브용 고기에서도 잡내가 나지 않아서 일단 만족스러웠어요. 다 먹고 나오는 칼국수도 맛있었고, 죽이 진짜 최고. 이 만원에 이렇게까지 훌륭한 식사를 할 줄은 예상못했는데 엄청 났다는. 

 

 코로나 때문에 주말에도 예전만큼 손님이 없다고 말하던 직원 분은, 저희가 올때 쯔음 그날 장사를 끝내시려고 했대요.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요' 라고 말하시던 직원 분의 얼굴은 요즘 인터넷 뉴스나, 티비 뉴스에서 많이 봐서 익숙해질 법도 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여러 국가의 왕족들이나 셀럽들도 코로나 감염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기사에서 우연찮게 '병 앞에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라는 문구를 봤는데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바이러스라는 위기 아래서, 설상 죽음으로 가는 길에 있더라도 보호받는 정도가 다르고 살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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