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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서점 탐방] 서점 리스본& 포르투

by raumkim 2020.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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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했다고 벌써 5월이 다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어느 날은 '그래, 조금 더 열심히 다녀봐야지' 또 어느 날은 '아우 병신같고 가소로운 인간들'이라는 말이 나오는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요 근래. 그래도 주말에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보고 싶었던 곳들도 조금은 부지런 떨어 가보곤 해요. 그렇게 방문해 본 서점 리스본&포르투. 

 

 

 

 

 

 

 서점 리스본&포르투 인스타 계정을 팔로잉 하시는 분이라면 익숙한 이 빨간 전화박스. 대구 내 코로나 확산이 심각해졌을 즈음에 이곳의 주인인 정현주 작가님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요. 이름하야 '대구에 책보내기'. 강력한 자가격리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그들에게 집에 있는 책들을 모아 보내주자는 거였어요. 최대한 접촉을 피해야 했던 시기인 만큼 작가님은 '보내실 책은 빨간 전화박스 안에 넣어주세요'라고 안내해주셨어요. 

 

 작가님은 매일 책을 수거하시면서 기대하지 않았던 많은 이들의 참여에 놀란 눈치였어요. 저도 그랬고요. 책을 보내지 않는 사람들은 십시일반 택배비에라도 보탰으면 좋겠다며 송금을 하고요. 그 당시 백수였던 너무 멋진 일이라 동참하고 싶은 저도 보탰던 기억이있어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사태 관련 클럽 주인들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는데요. 사회적 격리기간에 클럽을 운영하는 이유가 뭐냐 라는 질문에 '이게 우리 생계예요'라는 경악스러운 답변을 들었어요. 이번 사태로 생계가 위태로운 사람들이 한 둘일까요. 다들 견디는 중이었을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를 빨리 진정시켜서 함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그 날을 기다리면서요.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대구에 책보내기'는 모두가 힘든 걸 조금씩 견디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희망들이 모여 만든 것 같아요. 

 

 

 

 

 

 

 

 서점 리스본에 가면 작가님의 작업실에 들어온 느김이 났던 것 같아요. 한쪽에 작가님의 책상이 있고, 그 위에는 글쓰는 작업의 흔적으로 가득해요. 그리고 그 방의 4면에는 심혈을 기울여 선정한 책들이 꽂혀 있고요. 

 리스본& 포르투는 조금 달라요. 일단 규모가 건물 3층 중 두 개의 층을 사용하고 있으니까 크고요, 책 말고도 책과 관련된 굳즈들도 많이 팔고 있어요. 책 큐레이션은 문학과 에세이집 위주이긴 하지만, 2층은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책을 만나 볼 수 있어요. 어떤 책이 있는지 자세히는 찍지 않았어요. 이 글을 읽고 방문하는 모든 이들도 그러지 않았으면 하고요. 큐레이션, 특히나 이런 소규모 서점의 큐레이션은 정말 고된 작업이라고 들었어요. 한정된 공간이다 보니 심혈을 기울여 책을 선정해야 하거든요. 그런 작업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건 좋은데, 그걸 누가보고 카피한다고 하더라고요. 나쁜 사람들.

 

 그리고 이 곳이 유명해진 건 2층 독서실. 이 곳에서 책을 사면 2층의 독서실에서 책과 함께 마음껏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해요. 1층에서 나긋하게 들려오는 음악 소리, 사람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와 함께 책을 읽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점 리스본과 다르게 이 곳은 간단한 음료를 즐길 수 있어요. 요즘 북카페야 특별한 것이 아니지만, 대부분 인테리어를 하얗고, 각진 느낌이 묻어나는 인테리어를 지향하지만 이 곳은 어디서 많이 본듯한 그래서 익숙한 느낌이 나는 인테리어를 만날 수 있어요.

앞마당에 의자와 테이블이 있어서 요즘 같은 날씨에 시간을 보내기 안성맞춤.

 

  이렇게 술을 마시려던 게 아닌데.. 이곳에서는 술을 마셔야 한다고 하던데요. 하하하하.
얼마전에 김혜진 작가님의 9번의 일을 재밌게 읽어서, 간김에 작가님의 소설이 담긴 소설보다 봄 2020을 사고.
처음엔 까바와인을 마셨는데 (10,000원) 그러다 포트와인까지(8,000원) 섭렵.

작가님이 제 얼굴 보시더니 '얼굴 빨간데...? 포트와인 독해요' 라시길래 '한모금만 마샤도 그래요 멀쩡합니다~' 라고 안심시켜드리고.
보통 그냥 와인이 한 글라스에 8000원이 넘는데, 포트와인을 한잔에 8,000원에 먹을 수 있다니. 혜자도 이런 혜자가 없어요.

몇년 새 책을 소재로 만들어진 여러가지 공간이 나오는 데, 어쩔 때는 소재 자체에 집중해야 하는 공간이어서 친구 혹은 남자친구하고 방문하기 어려울때가 있는데요. 이 곳은 책의 공간과 음료를 즐기는 공간이 완전히 분리가 되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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