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는 총 3개의 시즌으로 구성된 미국 드라마다. 시즌1 에서는 OJ심슨 사건을 시즌 2에서는 베르사체 살인사건을 다룬다. 시즌 3에서는 빌 클린턴과 백악관 인턴으로 일하던 모니카 르윈스키의 불륜 관계가 세상에 알려지고, 그로 인해 대통령 탄핵까지 진행되는 실화를 다룬다. 이른바 빌클린턴 '지퍼게이트'.
모니카 르윈스키와 빌 클린턴의 관계가 폭로 될 수 있었던 건 당시 펜타곤에서 모니카와 함께 일하던 린다 트립(사라 폴슨)의 역할이 컸다. 그녀는 모니카 르윈스키와 나눈 전화를 녹음했고, 그것을 세상에 알린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단연코 빛나는 것은 린다 트립을 연기한 사라 폴슨의 연기력이다. 사회로부터 지속적으로 외면 당했던 그녀는 다시 자신을 무대 위로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남의 치부를 까발리면서 주인공이 되는 것은 '우아한 것'이 아니므로 그녀가 선택한 것은 '구원자 프레임'이었다. "나이 많은 빌 클린턴이 하라는 정치는 안하고 새파랗게 어린 여자애나 희롱하고 다닌다. 나는 그 아이(모니카 르윈스키)를 구원해야 한다!"
실은 이 드라마에서 모니카 르윈스키의 이야기만큼 비중있게 다뤄지는 것은 애널리 애쉬포드가 연기한 폴라 존스의 것이다. 그녀는 빌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 자신을 호텔방으로 불러 들여 "성기에 키스 해달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폴라 존스는 역사상 최초로 재임 중인 미국 대통령을 재판정에 세운 여성이다.
그녀가 원하던 것은 빌 클린턴의 사과였다. 그리고 드라마 상으로 보자면 빌 클린턴은 (진심 어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사과 비스무레 한 것을 했고 폴라 존스는 이를 납득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과 그녀를 돕던 여성 운동가의 모략으로 그녀는 재판까지 간다. 그녀의 남편은 "빌 클린턴이 날 모욕했어, 그러니 끝까지 가야겠다!"라고 말했고, 속으로는 더 큰 합의금을 바랐다. 그녀를 돕던 여성 운동가 수지는 좀 더 오랜 시간 폴라 존스가 언론에 노출되어야만, 자신의 위대함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기 떄문에 재판을 권유했다. 그러는 동안 폴라 존스의 진실 혹은 진심은 자꾸 파묻혀 졌다.
넷플릭스 드라마 <탄핵: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 시즌 3>은 모니카 르윈스키를 연기했고 조나힐의 여동생이기도 한 비니 펠드스타인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한 것처럼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한다. 모니카 르윈스키는 정치 싸움에 자신의 성생활이 완전히 까발려진 것에 대한 수치심을 평생 안고 살아야 했다. 그녀의 진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 자체가 빌 클린턴을 끌어내리는 수단이 된 것이다. 이 드라마를 통해 모니카 르윈스키, 폴라 존스 그리고 빌 클린턴에게 무참히 짓밟힌 여성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조금이나마 들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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