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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하노이] 여행인가 live 일상인가

by raumkim 2020.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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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글의 카테고리를 정하는 데 꽤나 고심을 했다. 여행이라기엔 그 흔한 유명 관광지에 대한 내용이 1도 없는 포스팅이 될 것이다. 아마 이 블로그를 통해 거진 분기별로 하노이 포스팅이 올라갈 예정인데, 그 때마다 카테고리를 고민하게 되겠지? 

 

 이번 포스팅이 좀 더 live 일상인 이유(그러니까 다시 말해 별거 없는 이유)는 내가 방문한 때가 베트남의 가장 큰 명절 인 TET 기간(1월 23일~1월 29일)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오늘부터는 공공기관을 포함한 대부분의 점포들이 업무를 할 것이다. 근데 또 안그런 곳도 많을 수도 있다. 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2월 초에 문 여는 음식점들이 많았다. 

 

 

 

 그래도 도시고 주변에는 고개를 한참은 들어올려야 꼭대기를 볼 수 있었던 건물들이 많았는데, 소 떼라니! 너무 놀라서 주머니를 주섬주섬 뒤져 핸드폰을 꺼내 찍은 사진. 

 

 

 태국에서도 안 받았던 타이 마사지를 받으러 중화지역으로.

내가 방문한 곳은 BANYAN TREE(반얀트리 스파). 남자친구가 가끔 받으러 가는 곳인데, 갈 때 마다 만족스러웠다고 해서 여기로 정했다. (카톡 예약 bayantree17.)

 

https://www.google.com/maps/place/29T2-+Banyantree+Spa/@21.0074282,105.8018009,19.44z/data=!4m5!3m4!1s0x3135aca170c00001:0x12a34b66282f5a10!8m2!3d21.0070612!4d105.802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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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는 중화 지역이라 올드 한인타운에 있다. 그래서 실은 호안끼엠이나 서호에 머무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먼 곳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도착한 첫 날 가려다가 너무 몸도 기분도 뭘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두 번 정도 예약을 변경했다. 그 때마다 친절하게 예약 변경을 해주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 

 

 나는 타이마사지 1시간 짜리로 받았고, 가격은 40만동 그러니까 우리나라 돈으로는 약 2만원 짜리 마사지를 받은거다. 발 마사지부터 시작하는 타이마사지는 전신을 다 풀어주는데, 진짜 너무 시원했다. 물론 개인의 몸상태나 마사지사에 따라 마사지 정도가 세서 아픈 경우도 있는 것 같다.(a.k.a. 남자친구) 그럴 때는 살살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우리를 해주신 마사지사 분들 중 한 분은 기본적인 한국어는 하시는 것 같았다.

 사진 속에서 보이는 것처럼 황토색 옷을 입고 마사지를 받고, 옷을 비롯한 마사지 장소가 너무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어서 쾌적했을 정도니 위생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설 명절 기간이었는데도 우리가 마사지를 받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사람이 밀려 들었다. 2만원이 아깝지 않은 시원한 경험이었으니, 여기 좀 추천! 

 

 이게 바로 TET기간의 위력이다. 나는 1월 26일에 마사지를 받았는데, 밥 먹을만한 식당이 없는거다. 그리고 뭐 그 날 저녁에 U23 축구 결승전이 있었다. 나와 남자친구는 반얀트리 스파에서 가까운 빅씨 마켓에 들러서 장을 봤다. 집에서 축구보며 밥 먹자고 합의 했기 때문.

 

 아- 우리는 자꾸 여행에 가서 밥을 해 먹고 있다. 스페인에서도, 스위스에서도, 미국에서도 어디가서든지 자꾸 밥을 해먹게 된다. 이것도 팔자라면 팔자인가. 근데 남자친구가 통마늘 몇 개 넣어서 끓인 라면 되게 맛있던데? 라면 통마늘 넣고 끓여보세요 다들!

 

 

 달랏 와인도 사고, 거기에 어울릴거라면서 통 바게트를 산 남자친구는 후라이팬에 바게트를 조금 구워온다. 와 역시 버터에 구운 빵은 그냥 맛있다. 혼자 얌얌 먹고, 다음날도 다다음날도 야금야금 내가 바게트를 구워서 거의 다 먹었다. 생각해보면 배고플 틈이 없었는데, 나는 매일 남자친구에게 물었다 '우리 뭐먹지?' 라고 ㅎ_ㅎ..

 

 달랏 와인이 유명하다고 해서 한 병 사서 먹어봤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와인들보다는 훨씬 가볍다. 근데 이게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더욱 맛있어 지더라. 잔에 따라 산화를 좀 시킨 후에 마셔 보는 걸 추천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사 먹을만 하던데 난. 

 

 

 이번 여행이 처음은 아니지만 난 반세오를 먹어보지 못했고, 여행 전부터 반쎄오가 먹어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TET기간이라 도통 문 연 집을 찾기가 어려웠다. 남자친구가 진짜 맛있는 집이 있다고 해서 거기를 가야지 했는데, 거기는 무슨 2월 9일은 되야 문을 연다고...

 

 그래서 무작정 호안끼엠 근처로 갔는데, 문 연 집이 한 집 있었다. 여긴 구글맵에 정보가 있는 곳도 아니다. TET 기간이라 50프로나 가격을 올려서 받았지만, 그래도 어떻게 먹어보고 싶은데?

 

https://www.google.com/maps/place/170+%C4%90%E1%BB%99i+C%E1%BA%A5n,+Ba+%C4%90%C3%ACnh,+H%C3%A0+N%E1%BB%99i,+%EB%B2%A0%ED%8A%B8%EB%82%A8/@21.0340664,105.825344,17z/data=!4m5!3m4!1s0x3135ab0b6b883211:0x253751be60ef2985!8m2!3d21.0348375!4d105.825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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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반세오를 먹어보지 않아서 비교 할 수 없었지만, 이런게 반세오라면 다음 하노이 여행때는 남자친구가 말했던 반세오집에 가서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것도 맛있는데, 진짜 맛집이라는데는 얼마나 더 맛있겠어? 반신반의하며 주문한 넴(고기를 갈아서 숯불에 구운 꼬치)도 진짜 맛있던데. 나는 남자친구와 둘이 가서 반세오 3개와 넴 1개를 주문해서 먹었고, '배가 안부르겠는데?' 한 우리는 '아 배부르네?' 라고 말했다. 

 

 

 

 치과라는데 보고 '와 너무 무서운 웃음이야..'라고 했던 그림. 나중에 치과라는 걸 알아서, '아 일부러 이를 저렇게 보여주나 보다..'했지만 서도 무서웠다. 

 

 

https://www.google.com/maps/place/%EC%97%90%EC%8A%A4%EB%B9%A0%EB%9D%A0%EC%85%B0/@21.0255305,105.8502894,17z/data=!3m1!4b1!4m5!3m4!1s0x3135ab94b349c0f7:0x437e7add72d27d09!8m2!3d21.0255305!4d105.8524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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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안끼엠 맥도날드 옆에 있는 S'Patisserie!

집에 그냥 가기 아쉬워서 반세오 먹고 호안끼엠 쪽으로 열심히 걸었다. 남자친구가 자기가 아는 맛집이 있다나. 일단 무시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또 놀랐다. 우리는 마차케익과 티라미슈 그리고 아메리카노와 밀크쉐이크를 시켰다.

 

 밀크쉐이크 매니아인 남자친구에 따르면 쉐이크 위에 올라가는 생크림은 겁나게 맛있는데, 쉐이크 자체는 너무 진해서 오히려 별로라고. 난 안먹어 봐서 모르겠는데, 마차케익이나 티라미슈는 진짜 평균 이상으로 맛있었다. 특히 마차케익이 그렇게 진한 맛을 낼 줄은 상상도 못함. 아메리카노도 동남아 특유의 연한 맛이 아니라 진하고 끝 향이 독특했다. 

 

 저렇게 다 먹고 22만동인가 나왔다고 하니까, 베트남 물가가 저렴하긴 진짜 저렴하다. 서울은 음료 두 잔을 만원에 먹기도 어려운 데 말이다. 

 

 남자친구 말로는 하노이 공기가 정말 안좋고, 날씨가 진짜 안좋았는데 비가 그렇게 오더니 그나마 이 정도의 공기의 질을 유지하는 거란다. 빨간색과 노란색 그리고 초록색이 골고루 섞여진 하노이의 거리는 가끔 내 눈에 이렇게 예쁘게 담겼다. 

 

 여전히 왜 실내를 냅두고 낚시 의자같이 조그마한 의자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길에서 얘기를 나누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이유를 아는 분은 댓글 꼭 달아주셨으면 좋겠다. 

 

 이번엔 그랩이 아니라 일반 택시도 많이 탔다. 응~ tet 기간이라 그랩이 정말 너무너무 안잡혔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그냥 일반택시가 좀 더 저렴하다며 일반 택시를 잡아타려고 한다. 나는 미터기 사기 글들을 너무 많이 읽었나보다. 하나도 신뢰가 가지 않지만 함께 타본다. 안되는 베트남어로 기사와 얘기하는 남자친구는 그런 생활에 익숙해 보였다. 덕분에 나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 목적지를 말하니 미터기를 틀지 않고 가격을 흥정하는 기사들도 있었다. 그런건 안타면 된다. 혹시 대강의 가격이 알고 싶다면 그랩앱으로 그랩 택시 가격을 확인 한 후 흥정 및 탑승을 하는게 좋겠다. 

 

 길을 걸어가는 데 건물 위에서 이렇게 가시가 그대로 있는 꽃이 떨어졌다. 혹시나 얼굴에 맞았으면 진짜 다쳤을 뻔 했다. 그래도 꽃이 꽤나 흐드러지게 폈다. 모양도 색도 너무 예뻐서 카메라를 꺼냈다.

 

 나는 서울인지 하노인지 모를 법한 별 것 아닌 순간들로 이뤄진 그때를 그리워 하게 될지는 몰랐다. 그런데 이렇게 한 줄 한 줄 써내려 가니 모든 순간들이 소중했다. 화장실 가는 서로에게 더러운 농담을 건네는 우리의 대화들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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