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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방콕] 인터 레스토랑/오픈 하우스

by raumkim 2020.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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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 레스토랑(시암 역)

 

https://goo.gl/maps/P77HxETzYcYzaTJ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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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 레스토랑은 딱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저렴하고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서빙하는 식당'

 그리고 이런 문구로 표현할 수 있는 식당을 나는 가장 좋아한다. 나는 입이 짧은 편인데, 또 입이 고급은 아닌지라 왠만하면 다 맛있어한다. 그래서 나는 맛집 포스팅을 할 자격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가 좀 깔끔하고 시원한 식당에 가서 밥 한 끼 해결하고 싶다면 괜찮은 식당같아서다.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밥집이라는 건 알았는데, 대기 줄에 한국인이 어렵지 않게 보여서 '아 진짜 유명한 집인가 보구나' 했다. 

 

 * 가게 문 옆에 있는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안된다. 가게에 들어가서 "나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좀 올려두고 싶어"라고 말한 뒤 식사할 인원 수 와 대표자 이름을 적어야 한다. 처음에 그냥 앉아 있다가 나보다 늦게 온 애가 이름 불려서 식겁했다. 배고팠는데.. 휴 

 

 메뉴는 다양한 편인거 같고, 볶음밥이 50바트 중 후반대, 팟타이는 90바트부터 시작한다. 길거리에서 먹는 것 보다는 물론 비싸지만, 이 바로 옆에 있는 팟타이 집이 최소 100바트 이상부터 시작하는 거 보면 이 곳도 절대 비싼건 아닌거 같다.

 

 우연이라면 우연일 수 있는데, 혼자 밥을 먹던 한국인 여행자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볶음밥 하나 시켜 쭈뼛쭈뼛 밥먹는게 꼭 옛날의 나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창 시선을 끌던 이가 자리를 비우고, 내가 그 자리에 앉았다. 건장한 남자가 밥 하나 시켜서 먹었는데 나는 계란 볶음밥과 쉬림프 파타이를 시켰다. 애초에 다 먹을 생각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좀 무리하는 건가?' 싶어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내 얘기를 한다. 그랬더니 친구들은 '뭘 그런걸 새삼스럽게 말하냐'며 나의 먹성을 되새김질 해준다. 

 

 

 2층으로 구성된 인터 레스토랑은 일단 다른건 몰라도 너무 깨끗하다. 계산할 때 얼핏 주방을 들여다 보니 주방도 깨끗하다. 그리고 손님들 중 태국 현지인의 비율도 굉장히 높은 편이다. 더 재밌는 건 10대부터 노인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음식이 정말 무난하다. 약간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아 보겠다? 약간 이런 느낌을 주는 것 같달까.

 

 

 

 일단 계란 볶음밥이 먼저 나왔는데, 먹자마자 '와 이 맛이야!' 했다. 전형적인 계란 볶음밥인데 기름 쩐내도 안나고 밥이 전체적으로 잘 볶아져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돼지고기는 또 어찌나 많은지. 난 전형적인 질보단 양 을 얘기하는 사람이다. 이게 한국 돈으로 한 2100원 돈이다. 이러니 태국을 안 좋아할 수 없다.

 

 팟타이는 조금 나중에 나왔는데 다른 거 다 제쳐두고 저 새우 크기 좀 보소. 한국에서 팟타이 먹으면 칵테일 새우가 나오는데.. 이러니 태국이 최고다 최고! 이번 여행에서 먹어본 팟타이 중 거의 손 꼽히게 맛있던 것 같다. 면이 너무 퍼지지도 않고, 양념도 음식 재료 곳곳에 잘 섞여져 있었다. 

 

 

 팟타이는 퍼지니까 음식점에서 다 먹고, 계란 볶음밥은 '테이크 아웃 해줄 수 있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해서 테이크 아웃 했다. 태국의 많은 음식점에서는 먹던 음식을 테이크 아웃 할 수 있는 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혼자 여행을 했어도 메뉴를 두 개씩 시켜서 맛 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테이크 아웃 한 음식은 그 다음날 아침으로 먹어도 되고, 그날 저녁으로 먹어도 된다. 그러니 부끄러워하지말고 '테이크 아웃!' 해 달라고 하자.

 

 배를 불렸으니 방콕에 와서 가장 가고 싶었던 Open House에 가기로 한다. 이건 김소영 책방주인님 인스타에서 봤는데, 책 방 규모는 둘 째치고 쇼핑몰 안에 있는 서점이 또 하나의 쇼핑몰 같았다. 거기서 하루 종일 살 수 도 있어 보였달까. 일단 그곳에 가기 위해서 Phlonchit 역에 가야했다. 어떻게 하면 갈 수 있을까, 지하철을 탈까 했다. 지도에 쳐보니 대충 30분 정도 걸으면 됐다. 땀이야 나겠지만 줄줄 흐를 날씨도 아니었고 걷기로 한다. 

 

 * 시암역에서 chitlom 역을 지나는 구간은 다리 도로(?) 같은 것으로 독립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굳이 차 사이를 걷지 않아도 되니 이동에 용이한 편. 대부분의 쇼핑몰은 이 다리 도로와 연결 통로를 가지고 있다. 

 

 언제봐도 놀랍지 않은 태국의 오토바이 행렬! 

 

 쿵짝쿵짝 선율이 흐르기에 봤더니 방콕에 올 때마다 내 시선을 잡아끄는 사원. 정확히 사원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내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이렇게 사람이 많다. 저 날은 특별 공연(안쪽) 까지 진행하니 눈 길이 절로 간다. 다리에 매달려 사람들이 줌인을 하는데 그 때 공연하는 사람들도, 기도하는 사람들도 모두 하나의 피사체가 된다. 공연하는 사람들이야 그렇다쳐도 기도하는 사람들은 자칫 불쾌할 수도 있겠다. 자기 딴에는 하루 중에 가장 성스러운 시간일 수도 있지 않은가. 

 

 방콕은 서울과 비슷하거나 혹은 더 복잡하다. 아무래도 오토바이도 많고 차도 많기 때문이겠다. 그냥 방콕은 찌그러진 진주같다. 완벽한 모양을 가진 진주가 아니라, 군데군데 찌그러진 것들이 있다. 근데 진주는 완벽하던 찌그러지던 예쁘다. 방콕은 정돈되지 않은 아름다움이 분명히 있다. 정돈된 아름다움도 있다. 그런 것 중 하나가 이렇게 푸르른 나무들, 그게 그것도 아주 많다는 것이다. 

 

 Central Embassy

 

https://goo.gl/maps/EeYV9bpWCgu91q4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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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곳도 쇼핑몰인데, 명품 하우스들이 줄지어 있다. 한국에선 보지도 못 할 브랜드들이 줄지어 있어서 솔직히 좀 놀랐다. 그 중 가장 좋아하는 건 물론 영국의 탑샵이지만, 지금 짐으로도 캐리어를 터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 안되지, 조심해야지. 

 

 원래 이 곳은 시암 파라곤이나 시암 아이콘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었다고 한다. 그럴만한게 일단 동선이 진짜 최악이다. 무슨 상행 엘리베이터 타려면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좀 별로였어. 

 

 

 Open House

 센트럴 엠버시 6층에 위치해 있는 오픈 하우스는 그냥 나 같이 책, 카페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거의 천국 오브 천국!

 

 

 일본인 건축가에 의해 만들어진 오픈 하우스는 그들이 설명하는 것처럼 '인간의 모든 취향'을 다 담고있다. 족히 다섯 개는 넘어보이는 식당(그것도 음식 종류가 다 다름), 세 네개는 되어 보이는 카페들(그것도 규모가 엄청나다). 많은 서점들이 다양하고 합리적인 이유를 들며 노키즈존을 외치는 마당에 여긴 조그마한 키즈카페도 있다. 

 

 Book Tower와 Art Tower 두 개로 공간이 크게 나눠지는데, 내 입맛대로 해석하자면 인간이라는 것이 예술과 책 그 두가지로 지탱된다는 것 아닐까. 이 두개의 타워가 서점을 받치고 있는 것 처럼 말이다. 

 

 

 고객들이 서점에 체류하는 시간을 길게하기 위한걸까. 진짜 폭신해서 헤어나올 수 없을 만치 좋은 소파, 의자들을 많이 가져다뒀다. 그렇다보니 어린 연령대 친구들이 많이 그자리에 앉아있더라. 물론 모두가 책을 읽는 것은 아니다. 핸드폰을 보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그 사이에 책을 떠들어 보는 친구들도 간간이 보였다. 

 

 

 아직까지도 의문인 것은 서점의 위치상 중앙에 중고책을 가져다 놓은거다. 왜 그런걸까? 이것도 무슨 의미가 따로 있는 것일까. 책이라는 것은 새것 시간이 조금 지난 것 할 것 없이 다 소중하니 그런걸까. 

 

 

 인터넷에 찾아보니 이 분이 되게 비싼 분이시라고...

 

 

 이곳 오픈 하우스가 너무 좋았던 건 통창로 덮어져 있어서, 어딜가도 따스한 햇살이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를 잡고 업무도 보고 책도 읽더라. 어딜가도 푸르른 나무며 화분들을 볼 수 있어 좋았던 방콕인데 이 곳 오픈 하우스도 그러하다. 어쩌면 인간의 모든 취향을 담은 공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오픈하우스는, 나의 이런 햇살과 푸르름을 사랑하는 것까지도 한 곳에 담고 있으려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또 하나 나의 취향을 저격한 것은 6층임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모습을 이렇게나 시원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은 곳도 좋아하고 그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만한 공간이 없었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정말 다양한 카페가 오픈 하우스에 있다. 파티서리, 샐러드 바 등 가볍게 식사를 곁들일 수 있는 곳도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좀 거창하게 맛있게 먹어봐야지 했었는데, 실은 그게 안됐다. 알다시피 나 요 앞전에 메인디쉬 두개를 시켜서 1과 이분의 일을 거의 다 먹어서 말이다. 

 

 그리고 방콕의 카페들 중에서도 이 곳의 커피나 디저트는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 곳에서 구매해야 하는 것들은 방콕 물가에 비교했을 때 가격이 낮지 않은 편. 그러나 물건의 가격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조금만 움직이면 내가 원하는 것 대부분을 얻을 수 있다는 편리함 등, 가격에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오픈하우스다. 

 

 근데 어찌됐던 간에, 나는 막 돈이 넘쳐나는 여행자는 아니었으므로 그 중 가장 저렴한 Coffeeology에 갔다. 좌석이 소파라 폭신해 보였고, 너무 오피셜하게 업무를 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없어서 부담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메리카노(100밧)와 브라우니(85밧) 을 시켰는데 (가격이 정확하지는 않음) 아메리카노는 그냥 우리가 흔히 맛 볼 수 있는건데, 브라우니 진짜 엄청났다. 실제로 베이킹을 카페에서 하는 것 같으니, 이거 나 믿고 먹어봐도 될 듯.

 

 -

 

 서점이고 그 곳에 있는 책들이 태국어책이기 때문에 가서 뭐하나 싶은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곳이 막 '방콕필수여행코스!' 이런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별한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방콕의 중심을 조금은 한적하고 시원한 공간에서 누리고 싶다면 한 번 쯤은 방문해 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꼽혔던 곳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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