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돌풍 명대사 설경구 김희애 그리고 노무현?

정우성, 신민아가 출연한 넷플릭스 드라마 보좌관을 포함하여 정치 드라마를 참 좋아한다.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정치 드라마 중 하나는 김래원, 김아중이 주연한 되게 오래된 드라마 (사실 내용도 기억이 잘 안나는) SBS 펀치라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를 썼던 박경수 작가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돌풍을 썼다고 해서 믿고 보기 시작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OTT 12화로 구성된 돌풍의 간략한 줄거리, 인물소개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 출처

1. 돌풍 줄거리

비리를 저지른 대통령과 그의 가족. 그들의 입을 막으려는 부총리와 재벌들. 이들을 목도한 총리 박동호(설경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들을 처단하기로 한다. 그의 행동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더러운 것을 참지 못하는 자신을 위한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부총리 정수진(김희애). 이들의 싸움은 점점 진흙탕 싸움이 되어 가지만, 누구 하나 물러설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려는 정수진과 일당들. 그리고 자신이 기꺼이 '돌풍'이 되어, 기득권이 가진 것을 다 부수려는 박동호. 이 게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2. 설경구와 김희애의 연기 대결

넷플릭스 유튜브 채널 출처

설경구는 총리이자 대통령 박동호 역할을 연기했다. 전체적인 평은 "그가 오랜만에 작품을 잘 골랐다."인 것 같다. 고르는 것마다 망해서 "연기는 잘하지만 작품 보는 눈이 참 그렇네"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아는데, 내가 봐도 박동호는 설경구가 아니면 할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성맞춤이다. 

 

사실 드라마에서 박동호라는 인물이 가장 위험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꼭 이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 "으잉"싶을 정도로 앞만 보고 달려가는 동호라는 인물을 설경구가 나름 설득력있게 풀어 나간다. 

 

한편, 김희애가 연기한 정수진은 타락한 정치인이지만 알고 보면 무능력한 남편의 뒤치닥거리를 하느라 힘들어 보이는 인물이다. 사실 악역에 무슨 서사가 필요하겠냐라고 말할 수 있는데, 김희애는 이를 의식한 듯 결국 '권력의지'에 휩쓸려 점차 이성을 잃어가는 '도덕성'이 부재한 인물로 그려 나간다. 오히려 그러니까 인물이 설득력을 얻게 된 듯 하다. 

 

두 사람의 연기력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에너지 낭비다. 이 드라마에서 연기력은 백점이 아니라 백오십점을 줘야 마땅하다. 

 

3. 박동호와 노무현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은 일반인 뿐만 아니라 정치인들 사이에서, 특히 정치 팟캐스트, 유튜브에서 많이 다뤄지고 있다. 아마도 드라마 속 인물들에서 실존 정치인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일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가장 명확하게 보이는게 설경구가 연구한 박동호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유사점이다. 박동호가 마지막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 선택하는 장소가 노무현 대통령의 역사에서 얘기되는 많은 장소들 중 하나와 같기 때문이다. 이 이상 이야기하면 스포다. 

 

4. 명대사

마지막 화에서 박동호를 끝까지 믿고 따랐던 비서실장 역을 맡은 김미숙 배우의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잊었니? 젊은 날 우리 모두 도구가 되기로 맹세해었지. 민주화의 도구, 평화의 도구, 개혁의 도구"

 

드라마의 주요 인물이 모두 과거 독재 청산을 위해 소리 냈던 이들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현재에 이른 이 인물들의 타락은 마음을 아리게 한다. 그리고 그들을 싹쓸어버리고자 스스로 돌풍이 되고자 했던 박동호(설경구)는 스스로를 '도구' 삼아 자신의 계획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