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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9

앤드루 포터 -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나는 그를 보았다. "내가 두려운 게 뭔지 알아요, 로버트?" 나는 그의 손을 만지며 말했다. "나는 내가 당신을 미워하지 않게 될까봐 두려워요." (p. 108) 10개의 단편으로 이뤄진 . 책과 동일한 제목을 가지고 있는 단편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노교수와 여학생의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그들 사이에 오간 스킨십이라고는 손을 잡거나(그것도 엄청 조심히), 단 한 번의 키스가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편은 두 주인공 사이의 절절한 감정을 잘 그려내 내 마음을 일렁이게 했다. 로버트와 헤더는 서로에게 '나'라는 물질에 빛을 비춰주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사물은 빛을 만나 세상에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헤더는 로버트라는 빛을만나 '나'라는 존재가 보고 듣고 느.. 2020. 4. 6.
백수린 여름의 빌라/ 차이로 가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같은 장소를 보고도 우리의 마음을 당긴 것이 이렇게 다른데, 우리가 그 이후 함께한 날들 동안 전혀 다른 감정들을 느낀 것은 어저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라요. 무(無), 당신의 집 거실에 적혀 있던 글자처럼, 사실은 우리 사이에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음을 그저 받아들였으면 좋았을 텐데. 사람은 어째서 이토록 미욱해서 타인과 나 사이에 무언가가 존재하기를 번번이 기대하고 또 기대하는 걸까요. (44) 불통의 시대, 라고 불리고 부르며 어렵지 않게 그것을 수긍할 수 있는 때에 살아가고 있다. 예시를 들어보라고? 쉽다. 그저께와 어제를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남자친구와 핏대 올리고 싸우며 보낸 이유가 '우리가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수린 작가의 "여름의 빌라"는 '왜 우리가 통하지 않는가?'하고 질문을 .. 2020. 3. 13.
제임스 웰든 존슨-한때 흑인이었던 남자의 자서전 ​ 1. 왜 자서전이어야 했는가? 자서전: 어떤 사람이 자신의 생애를 기술한 전기 ​ 자신이 백인임을 의심하지 않던 소설 속 화자는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흑인성과 백인성 사이에서 갈등한다. 소설은 자서전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형식의 패러디를 시행하는 듯 하다. 일반적으로 자서전은 사회 지도자와 같은 영웅시 되는 인물을 중심에 둔다. 그러한 자서전에서 그려지는 몇 가지 불미스러운 일들은, 그 인물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자양분이 된다. 그러나 이 책, 한때 흑인이었던 남자의 자서전에는 영웅시 될 인물이 부재하다. 아, 물론 주인공이 '흑인의 지도자'가 되고자 "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결정에는 두 가지의 이해관계가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다. 음악과 관련된 자신의 재능이 흑인들의 위상을 세워줄 수 .. 2020. 1. 10.
황정은 디디의 우산 작가는 책을 출간하고 갖은 인터뷰에서 한 가지를 분명하게 밝힌다. "디디의 우산"에 실린 소설들은 제가 쓴 소설 중에 현실이 가장 많이 반영된 소설입니다."(채널예스와의 인터뷰) 이 말을 하기 전에 그녀는 자기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소설을 쓴다고 밝혔다. 두 편의 소설이 들어가 있는 이 책에서 가장 나중에 완성된 소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온 국민이 목놓아 외치던 2017년 가을에 연재되었다. 결국 이 소설은 지난 10년간 우리를 괴롭혔던 두 대통령과 그들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을 주로 다루는데, 작가는 그것들에 완전히 얽매어져 있었나 보다. ​ 그러다 보니, 만약 독자가지난 10년간의 정치, 사회적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이 책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울 수 밖에 없고 지루할 것이.. 2020.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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