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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스타트업 직장인

백수로 사는 일기1

by raumkim 2020.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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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30에 백수가 됐다. 실은 그러고 나서 이틀 뒤에 바로 비행기를 타고 한 보름을 먹고 자고 마시고를 반복했으니, 그때는 별 다른 생각이 안들던데. 내가 뒤쳐진다거나, 통장을 계속 바라보면서 '아, 나 이래도 되나?' 싶은 그런 감정말이다. 근데 이상하게 한국에 돌아오자마자는 불편하더라. 늦게 일어나는 편이 아니라서, 식구들의 출근 배웅을 하는데 '너희는 일 가지? 나는 논다!'하고 마냥 놀리기 뭐한 나이가 서른인가 보다. 

 

 근데 그것도 한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까, 마냥 놀고 싶은 건 아닌데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 일 할 준비가 안되있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더라. 

 

 

 귀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들을 만나 언제나 그랬듯이 고기를 잔뜩 먹고,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근데 이 날은 좀 특별했다. 서로에게는 서로뿐이라며 우애를 돈독하게 다지고 2023년 3월 30일 목요일에 함께 살기 위한 기념식인 결혼을 하기로 했어요? 저 결연하게 서로 얽힌 손가락들 보이죠? 이 티스토리가 23년까지 존재 한다면, 이 행사 포스팅도 가능하겠다 싶네?

 

 

 

 내가 정말 사랑해 마지 않는 샌드맨 포트와인.

포르투 여행갔을 때 한 병 사서 마시고, 술 잘 못마시는 나도 '와 정말 맛있다'라고 말 할 정도. 근데 이걸 어디서 샀는냐.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 롯데면세점! 한국에서는 35000원에 사면 싸게 사는 거라고 볼 수 있는데, 이번에 들어올 때 17불 주고 샀으니까 만원 이상 싸게 주고 산거다. 이것 때문에 내가 하노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한잔씩 홀짝 홀짝 하는 기분 아주 나이스?

 

 

 블루보틀 압구정 

 

 작년 겨울에 한 번 먹어보려고 방문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 그로부터 약 이 개월 뒤 일요일 오후에 방문했는데, 많이 기다리지 않고 드립커피를 마셔 볼 수 있었다. 가격은 5200원. 블루 보틀을 찍어볼까 공들이다가, 밑에 있는 꽃에 홀려서는 또 정신을 못차렸다. 블루보틀 압구정은 모든 것이 간결하다. 간결한 것들이 한 데 모여서 빛을 내는 게 너무 예쁘다. 

 

 

 내가 자주 보는 유트브 중 하나가 다비치의 강민경 채널인데. 다비치 굳즈로 만든 것 중 하나가 텀블러다. 근데 이 블루보틀 회사에서 만든거라고. 그래서 다비치 굳즈는 못사도 내가 이 블루보틀은 좀 사볼까 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좀 쎄네? 하면서 돌려 놓게되는 마으법.

 

 

 

 기본 원두를 사용하여 내린 커피는 생각보다 되게 독특한 맛이 났다.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흔히 '커피'라고 생각하는 향이나 맛은 아니었다고 해야하나.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막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아닌 이상은 이 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라떼가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은 한국에서는 라떼를 안마셔봤기 때문에, 그 맛 마저도 보장은 못함~~

 

 내 친구들을 비롯해서 하나같이 요즘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업무 중에 마스크를 끼고 있어야 한다는 거란다. 커피를 기다리며 직원들을 지켜보니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가장 큰 고충 중에 하나는, 마스크를 끼고 있어 고객 문의 사항에 대한 답변이 잘 전달되지 않아 여러차례 말을 해야 하는 것과 마스크를 낀 고객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여러차례 되물어야 하는 것이다. 마스크를 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래저래 가뜩이나 힘든 삶이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이래저래 치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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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and White - 강남구의 콘도에서 살아보기, 서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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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귀국한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기로 했는데, 이놈의 코로나때문에 사람 많은 곳에는 가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동생네 커플이 에어비앤비에서 지내기로 했다고 해서 거기서 나도 착안해 보았다. 실은 굉장히 급하게 잡은거라 완벽하게 약 60프로의 만족도를 느꼈지만 어찌됐던 간에 평가해보도록 한다. 

 집은 압구정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0분 내외로 걸린다. 찾아가는 데 결코 어렵지 않고, 가는 길에 각종 음식점과 CU, 롯데마트가 있다. 맥주를 비롯한 간식거리 사먹기로는 채고? 

 

 

 

 우리는 저녁을 해먹기로 했다. 그래서 짐이 저렇게 산더미?

저중에 반은 남자친구가 선물이랍시고 잔뜩 가지고 온 건데, 선물이 아니라 뇌물이다. 전날, 전전날 피터지게 싸워서 급하게 봉합해보려고 공항에서 구해온 뇌물들. 저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샌드맨 빈티지! 술 잘 모르지만 빈티지 붙으면 다 좋은 거 아닌가? 아니면 말고~~

 

 집은 크게 화장실, 방, 부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집 설명을 읽었을 때 요리해먹을 재료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는 것 같아서 여기로 잡은 것도 있다. 배달 음식을 먹고 싶지 않았고, 그렇다고 밖에 나가서 먹는 건 더 귀찮았다. 에어비앤비로 가는 길에 등갈비와 그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몽땅 사서갔다. 그리고 아웃백 고구마 또 우리 왕자님이 그게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서치 후에 해먹어봤다. 이 말은 즉슨 오븐이 있다는 거겠지?

 

 그런데 일단 기본적으로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주방은 아니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모든 조리기구는 사용 전에 세척해야만 했다. 그러고 나서 집을 좀 둘러보니 군데군데 청소가 미숙한 곳들이 더러 발견됐다. 이 곳의 후기를 읽어보니 대부분 만족하던데 그들이 배달음식을 시켜 먹거나 아니면 정말 잠 혹은 집에서는 술만 마시는 것 같았다. 그러니 주방의 상태는 내가 몰랐던 게 당연하다.

 그래도 왠만한 조미료가 다 구비되어 있는 점, 심지어 스파게티 면도 이전 투숙자들이 해먹고 남겨둔 것들이 잘 보관되어져 있다. 그래서 생각치도 못하게 남은 마늘을 편썰어서 알리오올리오도 해먹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조금 부지런 떨어야 하는 집인데, 그럴만한 가치가 있게 이것 저것 잘 구비되어 있다. 

 

 

 화장실은 초특급으로 깨끗했고요. 아 근데 휴지가 없어서 호스트에게 문의하니 휴지의 위치를 바로 알려줬다. 호스트 응답 속도는 굉장히 만족스러울 정도.

 

 우리가 이 집에 홀린 이유 중 하나인 빔프로젝트. 생각보다 되게 만족스러웠다. 침대 위치를 아주 잘 잡아 놓으셨다고 볼 수 있다. 누워서 보기에 아주 최적화되어 있는 구조랄까. 

 

 다만 좀 딱딱한 침대를 선호하는 남자친구뿐만 아니라, 좀 물컹한 침대를 좋아하는 내게도 이 침대는 좀 심하게 말랑말랑했다. 라텍스라고는 하지만 우리집꺼는 안그러던데 거기껀 왜그랬을까. 물론 잠자리 잘 안가리는 사람들 혹은 하루 쯤인데 뭐 어때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 나름 아늑하고 따뜻하고 좋은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공간이니 말이다. 

 

 아웃백 고구마 만드는 법

 

 1. 고구마를 깨긋하게 씻은 뒤, 상한 부분은 잘 잘라주고 가운데를 살짝 갈라서 오븐에 넣어준다.

 2. 꿀 2스푼, 버터 0.5스푼 그리고 원한다면 시나몬 가루를 조금 넣어 전자렌지에 돌려 버터를 녹혀준다.

 3. 녹혀진 버터와 꿀 그리고 시나몬 가루를 잘 섞어서 허니버터를 만들어 준다.

 4. 고구마가 잘 구워졌으면 그 위에 허니버터를 살살 발라주고 그대로 먹어도 되지만 좀 따뜻하게 먹고 싶으면 다시 살짝 오븐에 데워준다는 개념으로 조리

 

 

 등갈비찜 하는 법(겁나 야매니까 막 따라하지 말고, 간 봐가면서 개취에 맞춰서 하세염)

 

 1. 등갈비를 손질한다. 근막 가운데를 잘라주면 된다.

 2. 찬물에 설탕 2스푼, 청주 혹은 남은 와인, 원두 가루를 넣고 등갈비를 넣는다. (1시간 동안 > 핏물빼기)

 3. 깨끗하게 씻은 후에 찬물 1리터에 설탕 2스푼, 청주 혹은 남은 와인과 등갈비를 넣고 10분정도 데친다. 

 

 4. 돼지갈비양념, 양파 다진거, 마늘 다진거(3개 정도), 간장 2스푼, 설탕 1스푼, 고추가루 2스푼, 맥주 조금, 후추 1.5스푼을 넣고 양념을 만들어 준다.

 5. 양념을 만들며 각자의 개취에 맞게 필요한 재료를 더 넣으면 된다. 약간 짜다 싶은 맛은 내는게 좋다.

 6. 데친 갈비에 앙념을 부어 재워준다.(약 20분 정도?)

 7. 오일을 살짝 두르고 재워둔 갈비를 넣고 약 30분 정도 끓여주면 완성. 개취에 맞게 야채를 넣어도 되는데, 나는 당근을 넣었다. 먹진 않았고 그저 데코용^_^..

 

 

 이렇게 완성된 그날의 밥상... 하는데 한참~ 치우는데 한참~ 그래도 이것도 백수니까 에너지가 남아도니까 해먹는거다 하는 마음으로 하니까 됐다. 생각보다 음식이 전반적으로 짜게 되서 그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거 다 먹으려면 돈 6~7만원은 들었을텐데 난 3만원에 쇼부 본 것 같다. 이 정도면 뭐 개꿀 아닌가^_^.. 노는 노동력 굴리니 돈을 세이브하게 됐다는 즐거운 이야기:-)

 

 무튼 이 에어비앤비는 뭔가 쾌적한 환경에서 하루 쉬어 보겠다 하는 분들에게는 절대로 적합하지 않고, 서울 여행온 지방 여행객들이 적당히 예쁘고 잘 방이 필요한 경우 혹은 밥은 주문해서 먹을 거고 술 만 먹어볼거예요 하는 여행객들(여기 술잔 특히 와인잔이 정말 많음)에게는 좀 안성맞춤인 공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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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부르고 생각이 점점 없어지는 서른에 된 백수 일기 1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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