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던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이 어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킬링 타임용으로 보기 괜찮은 영화다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천영 역을 맡았던 강동원의 연기는 여전히 너무 아쉽지만, 다른 배우들의 열연이 너무 압도적이라 그의 연기 부족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 넷플릭스 영화 <전, 란>.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영화의 줄거리와 알고 보면 재미 있을 역사적 사실 몇 가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전, 란> 줄거리
1592년 임진왜란이 시작되기 전 정여립이 대동회를 만든다. "모두가 동일하다"라는 일념하에 신분에 상관 없이 어울리는 공동체였던 대동회. 영화는 대동회의 창립자인 정여립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신분간의 차별이 명확했던 때의 천영(강동원)과 종려(박정민)는 나름의 우정을 쌓아간다. 임진왜란이 시작되고 선조(차승원)는 수도를 버리고 도망치고, 종려는 그의 곁을 지키는 무관이 된다. 종려의 배신과 노비 신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천영은 의병이 된다. 개인적인 원한에 사로 잡힌 두 인물은 복수를 꿈꾸는데, 그들의 복수가 사회적 상황(임진왜란과 백성들의 반란)과 맞물리며 다양한 모습으로 드려지는 영화.
참고로 영화의 제목은 <전, 란>이다. 이때의 "전"은 임진왜란을 뜻하고, "란"은 왜군을 피해 도망친 왕과 왜군들에게 복종하는 부패한 관료들에게 저항하는 백성들의 반란을 의미한다.
2. <전, 란> 알고 보면 더 재밌을 역사적 사실 1: 정여립과 대동회
정여립은 전주에서 태어나 벼슬 생활을 한 인물이다. 그러나 곧 환멸을 느끼고 현재 김제시 인근에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세상'인 대동회를 조직한다. 그의 대동회에서는 신분에 상관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무슬을 연마했다고 알려졌다. 정여립이 '천하는 공공의 것이니 어찌 일정한 주인이 있겠는가' 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이 문장이 그의 생각을 잘 드러내 주는 것 같다.
정여립은 시국을 과격하게 비판적으로 평가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1589년 선조 22년 그가 반역을 꾀한다는 알려졌다. 이를 진압하기 위해 선조는 그가 있는 전라도로 군인들을 보냈고, 정여립은 도망친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자살 소식이 들려온다. 얼마 뒤 정여립의 아들 정옥남이 선조에게 아버지의 반역을 자복했다고 하며, 이로 인해 정여립 모반 사건이 확정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정여립이 모반을 하려고 했는지, 아닌지는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고 한다. 어찌됐던 간에 '기축옥사'라고도 불리는 이 사건 때문에 무려 1천여명의 지식인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3. <전, 란> 알고 보면 더 재밌을 역사적 사실 2: 선조와 경복궁
영화 <전, 란>은 1592년 시작된 임진왜란 이전과 이후를 총망라한다. 영화의 중반부터는 궁 재건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 측의 이야기들이 다뤄진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경복구을 포함한 창경궁, 종묘 등이 모두 불타버렸다. 선조는 경복궁 재건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이에 맞서 훗날 광해군이 되는 그의 아들 이혼을 포함한 조정 대신 일부가 "지금은 경복궁의 재건보다 나라와 백성을 살피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주장한다. 영화에서 선조(차승원)는 자신의 경복궁 재건 계획에 반감을 표현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왕권은 관념이고 한갓 관념으로는 권위를 얻지 못한다." 선조가 생각하기에 임진왜란으로 잃어버린 자신의 권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권력의 크기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 필요했었다. 그것이 경복궁이었던 것. 선조는 반대 의견들을 묵살하고 착공을 시작하는데, 인력과 물자의 투입이 과도하여 곤혹을 치른다. 영화에서도 경복궁 재건을 위한 노역에 고통스러워 하는 백성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경복궁이 선조 덕분에 지어진 거냐고? 아니다. 실제로 선조는 경복궁 중건 반대의견과 함께 술사들의 의견도 함께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술사들이 당시에 "경복궁은 불길하니 창덕궁을 재건하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를 믿고 선조는 창덕궁을 재건하기로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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